끝도 시작도 없는 세계가 있다. 그곳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고, 시간은 흐르지 않으며, 실존과 본질은 구분되지 않는다. '사변 우주'는 모든 가능성의 중첩이자, 아직 열리지 않은 무한한 세계의 집합이다. 이곳의 거주자인 '사변자'들의 사념이 곧 현실이므로, 그들의 사고와 존재 사이에는 어떠한 간극도 없다. 그들의 의식은 곧 세계이고, 생각은 곧 실재이다. 여기서는 먼저와 나중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과 없음이 하나의 단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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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마지막 공개 2026. 10. 7.본문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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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문이다. 나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그 문을 유난히 많이 드나들었다. 나이가 들어서는 빈도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꾸는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기억에 사무치는 일부터 시작해서, 과거에 대한 짙은 회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기쁜 일, 슬픈 일을 가리지 않고 꿈에서 많은 것을 목격했다. 그래, 목격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내가 직접 겪는 것 같은 꿈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내가 손을 쓸 겨를도 없이 벌어지는 일에 휘말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꿈에서는 거의 모든 일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꼭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든 감소하는 방향이든 양쪽 확률의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일들이 뒤엉켜 혼돈을 이룬다. 개연성이 붕괴하여 인과 관계가 역전되고,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 순수한 공상만으로 이루어지는 세계. 그것이 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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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그곳에 있다. 내가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은 불과 몇 주 전이었다. 단순히 허황한 신을 증언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온갖 거짓이 나의 눈을 가렸고 무엇보다 중대한 진실로부터 나를 격리했다.’